아랫 글은 작년 12월 <유니타스브랜드>라는 브랜드마케팅 전문잡지에 기고한 나의 글이다.
원문이 훼손되어 다른 버전을 일단 올려 놓게 되었으나, 문맥이 난해한 부분이 있어도 이해해 주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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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루트가 말하는 마케터의 능력과 자질
How to be Marketer
업무상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마케팅 담당자나 제휴 담당자를 만났을 때 항상 나오는 주제가 있다. 바로 ‘우리가 지금 대학교를 졸업하는 학번이었으면 전부 실업자’라는 것인데, 최근 신입사원 공채에서 마케팅 분야에 지원하는 대학생들의 수준이 높아 과거 우리가 입사에 성공할 수 있었던 실력으로는 어림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나 실제 면접을 진행하게 되는 팀장이나 부서장들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
한마디로 ‘스펙이 우수한 인재’는 많으나 ‘현장에서 쓸만한 인재’는 없다는 것이다. 이게 또 무슨 말인가? 몇 년간 치밀한 계획 아래 영어성적, 각종 공모전, 어학연수에 우수한 학점까지 취득한 사람이 쓸만한 인재가 아니라니?
과연 마케팅 분야에 있어 ‘쓸 만한 사람’은 어떤 인재상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10년 이상의 실무 경력과 풍부한 실무자 면접경험이 있는 여러 마케터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UNITASBRAND>와 취업포탈 인크루트가 함께 ‘How to be Marketer?’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업무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자질에 대해 심층 탐구하는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먼저 일반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입사지원자가 생각하는 (또는 이력서에 준비한) 자질과 스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영어 : TOEIC 고득점 / 어학연수(회화능력)
② 학점 : 최소 3.3 ~ 3.5이상
③ 자격증 : 다다익선
④ 공모전 : 각종 공모전 입상 경력
⑤ 봉사활동
이렇게 5가지 항목이 ‘취업 5종세트’라는 신조어가 되어 대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그럼 먼저, 이 취업5종세트가 가지는 문제점을 밝혀보도록 하자.
(1) TOEIC 고득점
TOEIC점수는 컷트라인 또는 서류전형 시 약간의 가산점 정도로만 그 역할이 제한되어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영어면접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어 능력없이 TOEIC점수만 높이려고 애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2) 학점
일반적으로 대학생활에서의 성실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서 사용되며, 높을수록 좋은 건 사실이다.
(3) 자격증
마케팅 분야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은 따로 없다고 볼 수 있다. 서류 업무에 있어 필수적인 컴퓨터 활용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
(4) 공모전 및 봉사활동
서류 전형 시 특정 공모전이나 특이한 봉사활동의 경우 가산점이 책정된다.
정리해보면 학점과 컴퓨터 활용능력은 기본이고 토익은 만점에 가까울 필요가 없다. 마케팅 분야와 관련있는 특별한 자격증이 있는가? 공모전은 서류전형에 있어 약간의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실질적인 마케팅 업무와 관련한 자질과 스킬을 갖추지 못한 채 높은 스펙을 바탕으로 대기업 또는 많은 연봉을 고집하면서 대기업 재수를 선택하는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이 자리를 빌어 개인적으로 느끼는 ‘마케터로서의 자질’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파워포인트를 익히자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보고를 할 때는 항상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파워포인트에는 자유로운 문서편집, 슬라이드 쇼, 다양한 도형과 서식//테마를 지원하는 강력한 문서작성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파워포인트에는 숨겨진 엄청난 기능이 하나 있다.
바로 논리의 압축을 통한 간결한 메시지 전달.
제대로 만들어진 파워포인트 문서에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대제목에서부터 소제목까지 일련의 논리를 함축하고 있다. 각 주제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짧고 간결하면서도 누락되어 있는 내용이 없어야 한다. 중요한 텍스트는 강조하거나 폰트의 사이즈를 키우고 다이어그램이나 도형을 통해 논리의 인관관계나 순서를 정의해주어야 좋은 파워포인트 문서가 된다.
가능하다면 모든 리포트를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는 습관을 기르자. 언어를 가다듬고 간결하게 만드는 글쓰기의 기초가 만들어지고 명확한 논리를 배열할 수 있는 기본이 향상된다.
(2) Creative에 관한 잘못된 인식
흔히 광고분야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Creative를 ‘톡톡 튀는 감각’으로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광고나 마케팅 분야를 지원하는 자기소개서를 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문구가 바로 ‘톡톡 튀는 감각’, ‘발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 ‘창의력’이다.
생각해보라!
스스로 ‘발랄하고 참신한 인재’라고 이야기 하는것이 얼마나 진부한 표현인지를…
앞서 파워포인트를 통해 달ㄲ인 기초를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단순히 논리적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마케팅적 논리에 따라 사고하는 습관과 능력’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싶다.
Creative와 마케팅적 논리를 기르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할인마트에서 아이쇼핑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광고와는 달리 할인마트 내 매대라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제품의 특징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온갖 방법들이 동원된다. 지금은 보편화 된 On-Pack(상품에 증정품을 포장테잎으로 함께 묶는 방법)도 최초에는 누군가의 끝없는 고민 속에서 탄생되었을 것이다. 할인마트에는 이러한 온갖 종류의 업종에서 근무하는 마케팅 관련 종사자들의 피와 땀이 어린 아이디어들이 종횡하는 일종의 전쟁터라고 볼 수 있고 그 고민의 흔적들을 따라 논리적으로 추적해 들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Traning이 될 것이다.
(3) 책을 읽고 깨달아야 한다.
마케팅 업무에 지원한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면 100명 중 마케팅 관련 전문용어를 적재적소에 구사하는 사람은 한두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이전에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공부와 준비를 해왔는지 어필하는 자기소개서는 손에 꼽힐만큼 적다. 구직을 하는 입장에서 야속하고 서운할 지 모르겠으나 내 경우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 이런 내용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게 되고 없다면 바로 다음 지원자의 서류로 넘어가게 된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Positioning : The Battle for your mind, Logical Thinking, Thriving of Chaos 등 온라인 서점에 가도 최상단에 노출되는 유명한 관련 서적들이 너무나 많다. 지금 당장 읽어라.
많은 기업들이 상경계열 대학원 졸업생의 석사 학력에 대한 가산점이 없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도 그런 인사정책에 불만을 가진 석사학위 소지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학부를 거쳐 바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경상계열 졸업생의 경우 학부 졸업생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나는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깨달음’이라는 단어에서 찾고자 한다.
책을 읽고, 외우는 공부는 죽은 공부일 뿐이다. 태권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누구나 태원도를 배우면 강도나 깡패가 칼을 들고 위협할 때, 배운 것처럼 근사한 자세로 막고, 피하고, 돌려찰 수 있겠는가? 보통은 벌벌 떨며 돈을 내어주거나 배운 솜씨를 믿고 맞서 싸우다가 다치기 일쑤이다. 단순히 동작과 자세를 익혀 되는것이 아니라 수천 수만번의 연습과 노력 끝에 모 구석구석에 습관처럼 익혀졌을 때 비로소 위급한 순간을 벗어날 수 있는 실력이 되는것이다.
지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가? 자신이 담당한 브랜드, 기업, 상품의 포지셔닝, 세일즈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 다양한 방법들을 찾는 과정에서 지난 시간 공부했던 여러 지식과 이론, 스킬들이 몸과 머리에 체화되는 것이다. 많은 미국의 명문 mba들이 경력자 위주의 코스를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실제로 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담당자가 석사과정을 밟은 뒤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지켜보았다.
(4) 자신의 경쟁력과 실력을 검토하자.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접한는 많은 기사자료를 통해 올해 신입사원 연봉이 3청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연봉을 받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생각나서이기도 하고 연봉과 급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퇴사하는 신입직원들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광고대행사의 디자인 실장님이 신입들에게 하고 싶었지만, 결국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내게 한 적이 있다.
“도대체 네가 할 줄 아는게 뭔데? 회사를 위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데 연봉을 더 달라고 해?”
고르고 고른 인재들이라고는 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신입사원에게 최소 1년 이상 공짜로 연봉을 주면서 Training을 시켜야 한다. 매출이 수조원을 넘어가는 대기업이야 인재들에게 투자할 수 잇는 여력이 있겟지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만 되도 사정은 확 달라진다.
신입사원은 뽑아봐야 당장 활용이 불가능하고 점점 높아지는 대졸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우니 경력직 위주의 공채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연봉을 많이 받기를 바라지 말고 자신이 기업과 사회를 위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 뒤에 몸값을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면서 마케팅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